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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리학의 한국적 수용과 전개-대한철학회/ 성리학(형이상학)에 대한 현대인의 의견

현대의 철학이 실존주의 사조라면, 중세의 철학은 형이상학 사조이다. 둘의 가장 큰 차이점은 '진리'라는 존재(혹은 개념)를 대하는 태도에 있다. 이때의 진리란 이른바 철학 세계에서의 신 혹은 구세주와 같은 존재로서, 형이상학과 실존주의 철학은 유신론/무신론에 각각 비유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도 신학은 중세 형이상학의 대표적인 분야이다. 형이상학과 실존철학을 대립 관계로 이해할 수 있을까? 형이상(形以上, Metaphysics)이란 말뜻은 감각적 세계 너머에 존재하는 근원적 원리나 진리라는 뜻으로, 세계를 형이상/형이하로 구분하려는 인식이 내포되어 있다. 한편 실존주의 철학은 감각 세계(실제 세계)가 곧 세계의 전부라고 여기며, 형이상적이거나 선험적인 영역은 논의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따라서 형이..

카테고리 없음 2026.04.09

논어-공자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책을 몇 권 꼽는다면 논어는 단연 그 중 하나일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유교라고 하면, 고리타분하고 경직된 사상과 계급제도를 정당화하는 구시대적인 사상이라고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특히 19세기 말, 당시 조선의 폐쇄성에 성리학적 패러다임이 일부 원인을 제공한 탓에, 어떤 경우에는 개화를 가로막아 한국사의 치욕과 비극을 초래한 민족의 역사적 원수(怨讐)로까지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2천 년간 하나의 문화권을 지배한 고전의 뿌리는, 어떤 이유에서건 읽을 가치가 있음 역시 틀림없다. 심지어, 아니 오히려, 유교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가진 경우일수록 정확한 비판을 위하여 또한 궁극적으로는 문제 상황을 극복하고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하여 유교라는 비판 대상을 ..

카테고리 없음 2026.03.12

예루살렘의 아이히만-한나 아렌트

아돌프 아이히만(Otto Adolf Eichmann, 1906~1962)은 나치의 독일 집권기와 세계 2차대전 시기 전반의 유대인 학살을 실무적으로 담당/지휘한 사람이다. 그 죄로 1962년 이스라엘에서 재판을 받고 사형되었다. 한나 아렌트는 나치 집권기 독일로부터 미국으로 망명하여 생존한 유대인 사회학자·철학자이다. 이 책은 아렌트가 이스라엘에서 진행된 아이히만의 재판을 방청하면서 관찰한 바를 토대로 쓰였는데, 특히 1심 재판 과정을 위주로 다루었다. 거기서 아이히만은 Moshe Landau 재판장에 의해 진행된 재판에서 Robert Servatius의 변호를 받았다. 재판에서는 수많은 법적 쟁점이 있었지만, 이 책에서 초점을 맞춘 쟁점은 법적이라기보다는 심리적인 주제였다. 검사는 아이히만을 성..

카테고리 없음 2025.10.03

옥중수고 정치편-그람시

이 책은 말하자면 옴니버스식 사상서이다. 일정하고 명확한 하나의 주제 아래에서 차근차근 논리를 전개하는 긴 글이라기 보다는, 수많은 단상들을 엮어놓은 모음집에 가깝다. 그러다 보니 읽기 힘든 점도 있다. 그러나 그 단상들은 서로 완전히 무관한 주제들로 이루어져 있지는 않다. 나름의 시리즈를 이루는 에피소드들도 있는데, 나는 다음 두 개의 시리즈가 특히 기억에 남아 적어보려 한다. [1] 모든 여론과 세태는 일어날 만하여 일어난다., , etc. 요약하자면, 사회현상의 인과관계는 매우 복합적이라는 것이다. 그람시 당시의 사상가들은, 사회현상에도 자연현상처럼 인과관계가 존재함을 깨닫고 그 원인들을 찾고자 하였다. 그러나 그람시가 지적한 문제는 사상가들이 가진 인과관계에 대한 이해가 매우 피상적이고 단편..

카테고리 없음 2025.09.22

남부 문제에 대한 몇 가지 주제들 외-그람시

남부와 북부 간의 격차는 이탈리아의 오래된 국가적 문제이다. 1차산업 중심의 낙후된 남부와 2, 3차 산업 중심의 상대적으로 부유한 북부 사이에는 경제적인 격차뿐 아니라 차별 등의 인식적 격차도 존재한다. 한국에도 영-호남 간의 지역 갈등이 존재하지만, 이탈리아의 남부 갈등은 그보다 훨씬 깊은 갈등으로 알려져 있다. 이 책의 역자 해제를 참고하면, 대한민국의 영-호남 갈등은 1900년대 군사정권의 정치적 전략으로서 어느정도 조장된 현상이며, 또 남한의 일부 지역 간의 갈등이다. 그러나 남북 문제는 이탈리아의 전국적인 갈등이며, 그 연원과 역사가 중세시대를 넘어 고대 로마의 형성과정으로까지 이어질 정도로 깊다. 또한 불과 1~2세기 전까지, 이탈리아는 통일 국가도 아니었을 뿐더러, 그 분열 양상에 중세 ..

카테고리 없음 2025.08.01